용인애플라인드는 12월 첫째 주 강원도 삼척에서 열린 2021 동해왕 이사부배 전국유소년클럽 축구대회에 참가했다. 4학년부에서 결승까지 올라선 이들은 남동구LJ와 마지막 한판을 벌였다.

균형 추가 흔들린 데엔 부상 변수가 있었다. 상대가 골키퍼를 잃으면서 한 명 부족하게 잔여 시간을 보내게 됐다. 8대 8 경기에서 승부는 급격히 기울 수밖에 없었고, 3-0으로 승리한 용인애플라인드가 정상에 등극했다. 규모가 엄청난 전국대회는 아니었을지라도, 우승은 언제나 즐거운 법.

하지만 종료 휘슬이 울린 직후 광경은 다소 생소했다. 방금 전까지 필드를 누볐던 누군가가 동료들을 향해 "좋아하지 마!"라고 소리쳤다. 그리고선 쓰러져 울던 상대 선수들에게 다가가 위로 제스쳐를 건넸다. 사실 끝나기 전부터 우승 향방이 어느 정도 결정났던 상황. 이에 지나친 세리머니 대신 최대한 자제하며 차분히 뒷정리를 했다. 이후 시상식이 돼서야 기쁨을 나누며 자축했다.

이는 과거 이슈가 됐던 바르셀로나 유스팀의 모습도 떠올리게 했다. 국제대회에서 일본팀을 꺾은 이들은 그리 오래 환호하지 않았다. 이내 좌절한 상대에게 다가가 의젓하게 경기를 마무리했다. 이 영상이 공개되자 전 세계 축구팬들의 찬사가 따랐음은 물론이다.

용인애플라인드를 이끄는 김재성 감독은 "지고 있든 이기고 있든 항상 매너 있게 해야 한다고 말한다. 경기 중엔 100%로 하고 끝난 뒤에는 축하도 해주고, 격려도 해주는 그런 인성을 갖췄으면 하는 바람"이라면서 아이들을 칭찬했다. 현 4학년 중심으로 새판을 짜는 김 감독은 "바른 인성을 바탕으로 기술적으로 뿌리가 단단한 선수를 육성하고 싶다"는 포부도 덧붙였다.